책 '소년이 온다'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로,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책입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여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다양한 인물의 시점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을 보고 겪어나갑니다.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아픔이 담겨있는 책 '소년이 온다'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책 '소년이 온다' 리뷰 - 저자 한강 소설
리뷰 목차
책 '소년이 온다' 소개
- 저자
- 한강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14.05.19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책 '소년이 온다' 줄거리
1장. 중학교 3학년이던 동호는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친구 정대가 총에 맞아 쓰러진 걸 본다. 그 후 상무관에서 정대를 찾으며 시신 관리를 하는 일을 돕게 되고, 선주, 은숙, 진수를 만난다.
2장. 혼으로 나타난 정대는 겹겹이 쌓여있는 시체들을 보며 자신이 왜 죽었는지 생각한다. 군인들은 시체들에 기름을 붓고 불에 태우는 순간 정대의 영혼은 몸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3장. 5·18 이후 한 출판사에 다니는 은숙은 책 출간을 앞두고 검열로 붙잡혀 서대문 경찰서에서 뺨 7대를 맞는다. 그 후 검열된 대본으로 연극이 시작되고, 은숙은 검열된 부분을 입 모양으로 말하는 배우를 보게 된다.
4장 도청을 지키는 학생들 중에 미성년자들도 있었고, 진수는 그들에게 항복을 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경찰들은 항복한 그들을 잔인하게 총으로 쏴 죽인다. 진수 역시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5장 선주는 당시 당국에 붙잡혀 성고문을 당한다. 시간이 지난 후 당시 상황을 증언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끝내 말하지 못한다.
6장 아들을 잃은 동호 어머니는 어릴 적 동호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슬퍼한다.
책 '소년이 온다' 책 속 문장
그녀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너는 금세 알아들었다. 차갑고 부드러운 헝겊으로 겹겹이 감싼 것 같은 손끝으로, 뭔가를 겁내는 듯 조용히 두드리는 소리.
이런 순간엔 자신의 일부를 잠시 떼어놓아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여러번 접어 해진 자국을 따라 손쉽게 접히는 종이처럼 의식의 한 부분이 그녀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수치 없이 그녀는 가방을 열어 보인다.
집안 사정이 나빠지지 않았다 해도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그 앳된 학생들의 스크럼 속으로 걸어들어갔을 것이다. 가능한 한 끝까지 그 속에서 버텼을 것이다. 혼자 살아남을 것을 가장 두려워했을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 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지금 내 말들을 녹취함으로써 김진수가 죽어간 과정을 복원할 수 있습니까? 그와 나의 경험이 비슷했을지 모르지만, 결코 동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혼자서 겪은 일들을 그 자신에게서 듣지 않는 한, 어떻게 그의 죽음이 부검될 수 있습니까?
그는 자신이 죽으리라고 예상하면서도 도청 밖까지 나갔다가 되돌아왔던 걸까요. 아니면 나처럼, 죽을 수도 있지만 살 수도 있다는 생각, 어쩌면 도청을 지킬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평생 동안 부끄러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거란 막연한 낙관에 몸을 실었던 걸까요.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사람이 기적처럼 자신의 껍데기 밖으로 걸어나와 연한 맨살을 맞댄 것 같던 그 순간들 사이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 치는 걸 느꼈습니다. (···)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지나간 여름이 삶이었다면, 아무리 신음해도 흐르지 않던 일초들이, 치욕적인 허기 속에서 쉰 콩나물을 씹던 순간들이 삶이었다면, 죽음은 그 모든 걸 한번에 지우는 깨끗한 붓질 같은 것이리라고.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 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 거야.
생사가 가까워질수록 꿈은 그렇게 덜 잔혹해진다. 잠은 더 얇아진다. 습자지처럼 얇아져 바스락거리다 마침내 깨어난다. 악몽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기억들이 조용히 당신의 머리맡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어 대답하던 성희 언니의 차분한 얼굴을 당신은 지난 십 년 동안 용서하지 않았다. 나라면 너처럼 숨지 않았을 거야. 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 나 자신을 지키는 일로 남은 인생을 흘려보내진 않았을 거란 말이야.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네. 엄마아, 저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깜깜한 데로 가아, 저 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책 '소년이 온다' 리뷰
책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인이라면 잘 알고 있으면서도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 현장에 직접 뛰어들거나 옆에서 겪었던 사람들의 심리와 고통이 잘 표현되어 마치 그 역사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소설 속 당시 군인들의 행동들은 사람의 목숨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며 치를 떨리게 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선한 '양심' 하나로 뛰어들었다. 혹은 그 양심이 상황을 바꿔줄 거라는 희망으로.
그 당시에 고통받던 사람들, 그 후에도 트라우마로 계속되는 고통에도 기어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괴로워하다 끝내 생을 마감한 사람들 모두가 겪었던 아픔은 현재 진행중이다. 똑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된다. 희생을 담보로 고민을 해야 하는 그 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책 '소년이 온다'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허무함을 느끼게 해주는데 그 연약한 인간의 삶을 앞두고 '양심'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정의'가 목숨 앞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 혹은 자신을 지키려는 선택 등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심리를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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